
줄거리
안녕하세요 :) 오늘은 전 노무현 대통령이 문득 생각나서 낮에 조용히 혼자 집에서 영화 <변호인>을 봤습니다. 2013년에 개봉했을 때도 큰 화제가 됐었고, 송강호 배우가 주연을 맡아 젊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을 연기했던 작품이라 다시 볼 때마다 감정이 새롭게 밀려오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 초반 부산이었고, 평범한 세무 전문 변호사가 인권변호사로 변화하게 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은 전두환 정권 시기였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군사독재가 완전히 뿌리내린 시대였습니다. 시민들의 기본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했습니다.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 아래 간첩을 색출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사상 통제 도구로 악용됐고, 대학생·노동운동가·심지어 평범한 시민들까지 “빨갱이”, “용공분자”라는 말로 쉽게 몰아붙이던 어두운 시기였습니다. 표현의 자유도 없고, 시위하면 최루탄이 날아오고, 사회과학 서적을 읽기만 해도 이적행위로 체포될 수 있었던 시대라 너무 숨 막히고 팍팍했을 것 같았습니다.
영화 속 송우석 변호사는 고졸 출신에 검정고시로 사법시험까지 합격한 자수성가형 인물이었습니다. 원래는 인권이나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세무 전문으로 돈 벌어 가족을 먹여 살리는 데만 집중하는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그가 인권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바로 이 영화의 핵심이었습니다.
실제사건
영화의 중심에는 1981년 실제로 일어난 '부림사건'이 있었습니다. 부산 지역 대학생들과 사회운동가들이 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토론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었습니다. 간첩죄는 아니었지만 정권은 이들을 ‘용공분자’로 몰아붙이며 심각한 인권 침해를 자행했습니다. 물고문, 전기고문, 폭행 등이 실제로 벌어졌고, 영화 속 고문 장면들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어서 보는 내내 마음이 너무 찢어졌습니다.
송우석이 이 사건을 맡게 된 건 완전히 우연이었습니다. 평소에 자주 가던 단골 국밥집 아주머니의 아들이 부림사건에 연루되면서, 가족과 정이 있던 그는 결국 이 사건을 맡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 이런 사건을 맡는다는 건 단순한 변호 이상의 용기를 필요로 한 선택이었습니다. 고문당한 학생들을 보고 “이건 아니다”라고 느낀 송우석은 결국 국가를 상대로 싸우는 인권 변호사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가 있었습니다. 판사가 “국가를 부정하는 겁니까?”라고 묻자 송우석이 “국가란 국민입니다!”라고 소리치는 장면이었습니다. 지금 들으면 너무 당연한 말인데 당시에는 이런 발언 하나조차 목숨을 걸어야 했던 시대였습니다. 영화에는 당시 부산의 분위기도 녹아 있었고, 1979년 부마민주항쟁의 흐름도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시대적 배경이 더 깊이 다가왔습니다.
영화 후반부, 송우석이 시국사건으로 기소되어 결국 자신이 피고인이 되어 재판을 받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때 부산 지역 변호사 142명 중 무려 99명이 그의 변호인단으로 자진 참여하는데, 이것 역시 실화였습니다. 젊은 노무현 변호사가 실제로 시국사건으로 기소됐을 때 벌어졌던 장면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용기가 결국 많은 사람들의 용기를 이끌어냈다는 사실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총평
<변호인>을 다시 보면서 이 영화가 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는지 다시 느꼈습니다.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이나 극적인 설정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정의를 선택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이었습니다. 송우석은 처음부터 멋진 영웅이 아니었습니다. 돈 벌어 가족 지키는 것이 전부였던 현실적인 사람이었고, 그래서 더 공감됐습니다. 그런데 부당함 앞에서 침묵하지 않기로 결심했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정의를 위해 나아갔습니다. 그 변화 과정 자체가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영화 후반부 법정 장면들은 볼 때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경찰의 거짓 증언과 권력의 폭압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옳은 일은 옳다”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게 너무 벅찼습니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인데도 지금 다시 봐도 뭉클하고 마음 한 구석이 뜨끈해지는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영화 속 메시지들도 깊게 와닿았습니다.
“법이 권력의 도구로 쓰이면 폭력입니다”,
“평범한 사람도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역사를 잊으면 그것은 반복됩니다”
-영화'변호인'-
이 세 문장은 영화 전체를 설명하는 핵심이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말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변호인>을 보면서 현대사의 가장 아픈 부분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정의를 외친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용기와 희생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가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깊이 느꼈습니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너무 멋지고 너무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