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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담보> - 줄거리, 등장인물, 총평

by 소소미22 2025. 11. 4.

바닷가에서 손을 잡고 걷는 아빠와 어린 딸, 여름 휴가의 따뜻한 가족 순간
영화<담보>를 떠올리는 아빠랑 딸 사진

 

 

줄거리

1993년 인천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사채업자 두석과 종배는 돈을 받으러 채무자 집에 갔다가 9살 소녀 승이만 덩그러니 남겨진 걸 발견했습니다. 엄마 명자는 불법체류자라 경찰 신고도 못 할 거라는 계산 하에, 두 사람은 진짜로 아이를 담보로 데려와버렸습니다.

처음엔 서로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승이는 말도 제대로 안 하고, 두석과 종배는 아이를 돌보는 법을 전혀 몰랐습니다. 라면 하나 끓이는 것도 서툴렀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어색한 조합은 점점 가족처럼 변해갔습니다.

승이 엄마가 결국 중국으로 추방당하면서 승이는 완전히 혼자가 되었습니다. 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누구 하나 책임져주는 사람이 없었죠. 두석과 종배는 그냥 모른 척할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엔 귀찮아하고 짜증 내면서도, 조금씩 승이를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백화점에서 예쁜 원피스를 사주고, 팥빙수를 먹이고, 서태지 콘서트에 데려가는 등 아빠들이 딸한테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특히 백화점에서 여자애 옷을 어떻게 골라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뭉클했습니다.

하지만 승이를 키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호적도 없고 학교도 못 가는 상황에서, 두석과 종배는 구청도 가보고 복지관도 찾아다니며 해결 방법을 찾으려 애썼습니다. 결국 두석은 승이를 자기 호적에 올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일시적으로 돌보는 게 아니라, 평생 책임지겠다는 거대한 결정이었죠.

승이도 점점 변했습니다. 말도 없고 웃지도 않던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도 사귀고 웃는 얼굴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아저씨" 대신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죠.

영화 후반부는 10년이 뛰어넘어갑니다. 성인이 된 승이가 두석을 찾으러 다니는데, 알고 보니 두석은 10년 전 기억을 잃은 채 복지원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본명도 과거도 다 잊어버렸지만, 계속 "담보"라는 단어만 중얼거렸다고 하죠.

승이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두석을 찾았습니다. 이름으로는 못 찾으니까 "박승보"로 검색했습니다. 박 씨에 승이의 '승'자, 담보의 '보'자를 조합한 천재적인 발상이었죠. 이렇게 해서 드디어 두석을 찾아냈습니다.

마지막 결혼식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승이가 결혼할 때 친부가 아니라 두석이 손을 잡고 입장했습니다. 웨딩드레스 입은 승이가 두석에게 10년 전 사줬던 구두를 신겨주는 장면은 정말 울컥했습니다. 그리고 두석이 처음으로 "담보"가 아니라 "승이야"라고 불렀습니다. 10년 넘게 "담보"라고 불렀던 아이를, 이제는 진짜 딸로 인정하고 이름을 불러준 순간이었습니다.

등장인물

두석 평범한 사채업자로 시작했지만, 승이를 만나면서 진짜 아빠로 변해갔습니다. 처음엔 아이 돌보는 법도 몰라 서툴렀지만, 점점 승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거친 남자였지만 승이 앞에서는 다정한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고, 승이 학교도 보내고, 평생 책임지겠다는 결심으로 입양까지 했습니다. 배우의 연기가 정말 훌륭해서 두석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승이는 9살 소녀로, 처음엔 말도 없고 웃지도 않는 아이였습니다. 엄마마저 떠나 완전히 혼자가 된 상황에서도 두석과 종배를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갔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도 사귀고 밝아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성인이 된 후에는 기억을 잃은 두석을 끝까지 찾아내는 의리 있는 딸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종배는 두석의 동료로, 승이를 돌보는 데 함께 참여했습니다. 두석만큼 전면에 나서진 않았지만, 승이를 챙기고 가족처럼 대해주는 조력자 역할을 했습니다.

총평

<담보>는 억지로 감동을 짜내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1993년 인천의 분위기가 디테일하게 살아있어서 9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삐삐 같은 소품들이 그 시대를 제대로 재현했죠.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혈연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진짜 가족은 함께한 시간과 마음으로 만들어진다는 걸 너무 자연스럽게 보여줬습니다. 사채업자와 9살 소녀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진짜 가족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영화 제목 '담보'의 의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담보는 나중에 돈 갚으라고 맡겨두는 보물"이라는 두석의 설명처럼, 처음엔 그냥 돈 때문에 잡아둔 아이가 진짜 보물 같은 존재가 되는 과정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요즘처럼 가족의 의미가 다양해지는 시대에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더 와닿았습니다. 꼭 피를 나눈 사이가 아니어도,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책임지면 그게 가족이라는 걸 보여줬습니다. 주말에 시간 내서 한 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