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주원이 연기한 신입 소방관 최철웅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아직 현장 경험도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인 신참이 곽도원이 맡은 베테랑 정진섭 같은 선배들한테 하나씩 배워가면서 소방관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여줬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소방서 일상을 보여줍니다. 동료들끼리 농담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가족 이야기도 나누면서 평범한 직장인처럼 생활하는 모습들이 나옵니다. 출동 벨이 울리면 긴장하면서도 익숙하게 장비를 챙겨 출동하고, 크고 작은 화재 현장에서 주민들을 구조하는 일상적인 업무를 반복합니다. 최철웅은 선배들 따라다니면서 화재 진압 요령, 인명 구조 방법, 장비 사용법 같은 걸 하나하나 배워갑니다. 처음엔 무거운 장비 들고 계단 오르는 것도 힘들어하고, 불길 앞에서 주춤거리기도 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합니다. 근데 현장은 불법주차 차량들로 꽉 막혀있어서 소방차가 제대로 진입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소방관들은 100m가 넘는 호스를 직접 끌고 뛰어가야 했고요. 무거운 장비를 메고 골목길을 뛰어가는 장면에서 벌써 숨이 막혔습니다.
건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불길이 엄청나게 번진 상태였습니다. 건물 안에 갇힌 주민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창문으로 살려달라고 손을 흔드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대원들은 주민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산소통 메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수색과 구조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무전기로 상황을 공유하면서 한 층 한 층 올라가는 장면이 정말 긴박했습니다.
하지만 화재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번지면서 건물 일부가 무너졌고, 여러 명의 대원들이 매몰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들어가려는 대원들, 무전으로 마지막 교신을 나누는 장면들이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던 동료들과 가족들의 절규하는 모습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동료들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한 최철웅은 엄청난 트라우마에 빠집니다. 현장을 떠나고 싶어 했지만, 동료들이 보여준 헌신과 사명감을 떠올리며 결국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는 걸로 마무리됩니다.
실제 사건 -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화재로 6명의 소방관이 순직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더 가슴 아픈 건 이 화재가 방화였다는 점입니다. 집주인 어머니가 소방관들에게 아들을 구해달라고 애원했지만, 그 아들이 바로 방화범이었다고 합니다.
좁은 골목에 불법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소방차가 가까이 갈 수 없었고, 건물 구조도 복잡하고 계단도 좁아 진압 작업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관들은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 걸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장비 문제, 소방도로 확보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불법주차 때문에 소방차가 못 들어간다는 뉴스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하루빨리 이런 문제점들이 개선 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총평
그냥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줬습니다.
주원의 최철웅은 신참답게 실수도 하고 겁도 냅니다. 그게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공감이 갔습니다. 곽도원의 정진섭은 묵묵하게 팀을 이끄는 좋은 선배 같았고, 유재명의 구조대장 강인기는 침착하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유영이 연기한 구급대원 서희도 감정과 냉정함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잘 표현해 줬습니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보고 나면 한참 동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실화라는 게 계속 마음에 걸렸고, 무거운 여운이 오래 남았습니다. 20년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고, 우리가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 보고 나오면서 '나는 저 사람들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거창한 건 아니어도 최소한 소방차 길 막지 말기, 불법주차 안 하기 같은 거라도 지켜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